이 병은 정말 무서운 병이다. 걸리면 죽는다. 현재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병의 종류는 ‘심급성’과 ‘급성’인데 1일~7일 사이에 폐사한다. 바이러스에 의한 병이라 항생제는 아예 소용이 없고, 바이러스 자체가 너무 복잡해 분석도 2~30%정도밖에 안되어 있는 상태라고 한다. 1921년 케냐에서 발견한 뒤 100여년이 지났고, ‘선진국의 연합’인 유럽에도 타격을 입혔지만 방어만 겨우 했을 뿐 바이러스를 잡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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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농장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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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오후 네시경에 군청 공무원한테 전화가 왔다. “내일 두시 넘어서 갈 건데요. 가축분뇨법 참고하세요.” 처음엔 ‘이 바쁜 때에 누가오나’ 싶어서 못 마땅했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날들을 보내고 있는 탓에 누가 온다는 건 정말 부담스럽다. 그런데 아주 짧은 통화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풀을 먹인다고 했다. 나는 적잖이 놀랐다. “네? 풀요? 어떤 풀요?” 재차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더 놀라웠다. “들판에 난 풀은 다 잘먹어요.” 우리 선배농가인 팜핑농장의 이민우씨는 돼지들이 풀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강조하며 이야기 했다.
톱밥이 두껍게 깔린 하하농장 돈사. 돼지들이 늦겨울의 따뜻한 햇볕을 맞으며 낮잠잔다. 좋은 꿈을 꾸는 건지 표정이 한결같이 좋다. 건강하지 말라고 해도 건강할 것 같은 돼지들이다.
베테랑들이 모이니 이사는 딱 13분만에 끝이났다. 돼지들로서는 아쉬운 산책이었을 테다. 내가 먹이통을 들고 앞장서고, 그 뒤를 선배들이 큰 합판으로 ㄷ자 대형을 만들며 따라왔다. 낯선 사람들, 환경에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잘 따라와주었다. 밥을 줄 때마다 나를 인지시키기 위해 “아저씨야~”하는데, 이 날 그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알아듣는 듯 아닌 듯 따라왔다.
전통적인 사육개념을 지금에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돼지에게서 빼앗은 햇볕과 바람, 땅은 돌려줄 수 있지 않을까.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야 돼지도 사람도 건강하다는 걸 명심하자. ‘내가 먹는 것이 나’라고 한다. ‘나’는 똥통 위에 사는 병든 돼지가 될 것인가, 햇볕받고 흙에서 사는 건강한 돼지가 될 것인가.
사람들에게 자랑처럼 ‘우린 톱밥을 채워서 돼지를 키울거에요’라고 했던 말이 가볍게 느껴졌다. 톱밥차가 쏟아 부은 양을 보고 이 정도면 할 수 있겠다 생각한 건 첫 번째로 도착한 톱밥을 치웠을 때, 딱 그때 뿐이었다. 한 번에 두 대가 들어온 날은 아침부터 치우기 시작해도 밤 10시 너머까지 삽질이 이어졌다. 가슴 속에 성취감 따위가 들어갈 공간은 어디에도 없었다. 날마다 ‘산’을 치워도 또 ‘산’이 생겨났다.
저희 농장은 ‘자연농’을 추구해 왔는데요. 이차저차해서 자연양돈을 하게 되었습니다. 올 가을에 축사를 신축해서 본격으로 시작할텐데요. 그 전에 씨돼지들을 먼저 들여와 키우게 됐습니다.
앞으로 농장 이야기, 아이들 커가는 이야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 등등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쭉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집 지으며 창고와 작업장으로 사용했던 비닐하우스를 뜯어고쳤다. 본격적으로 돼지를 사육하기 전, 종돈(수컷돼지)과 모돈(암컷돼지)을 먼저 키우기 위한 미니사육장이다. 총 크기는 3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