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당에서 옥수수를 털고 있었다. 마당에서 놀던 모하가 “아빠, 나 저기까지 가도 돼?”라고 물었고 그러라고 했다. 평소 같으면 일 그만하고 같이가자며 떼를 쓸 텐데, 웬일인지 혼자 신나게 걸어갔다. (반은 뛰었다)
논과 도랑에다가 돌을 던지거나, 풀을 뽑거나, 거미를 괴롭히며 놀았다. 이따금씩 “아빠~”하고 부르며 나를 확인한 걸 빼고는 혼자서 잘 놀았다. 한 시간도 넘게 논 것 같다.
경험이 많은? 형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윤하가 모하 나이가 되면 모하와 함께 이 골짜기 곳곳을 누비고 다닐 것 같다. 아이들은 놀이를 찾아서 한다더니, 그 말이 확 와닿는다.
(모하는 작은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 손 흔들며 서 있다)